
일본,
에도 시대 중기.
사무라이가,
아직 질서를 지키던 시절,
' 사카이 겐노스케 (酒井 源之介) ' 라는,
무사가 있었습니다.
그는 하급 무사였지만,
검술과 학문 모두에 재능이 있었고,
무엇보다,
미신을 믿지 않는 사람, 이었죠.
그런데,
일본에는,
아주 오랜 금기가, 있었습니다.
' 살아있는 사람은,
머리를 북쪽으로 두고 자지 않는다. '
왜냐하면 북쪽은,
죽은 시신이 머리를 두는 방향이며,
이 세상을 떠난 자들의,
방향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에도 사람들은,
북침을,
(北枕.북쪽으로 머리를 두고 자는 것)
' 산 사람이, 스스로 관에 눕는 일 '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한편,
사카이 겐노스케는,
번(藩)에서 배정받은,
낡은 관사에 들어가게 됩니다.
그런데,
방은 비좁았고,
침상을 놓기 가장 편한 방향은,
머리가 북쪽 방향이었죠.
동료 무사가,
그에게 말했습니다.
' 사카이,
설령 네가 미신을 안 믿는다 해도,
굳이 금기를 시험할 필요는 없지 않아? '
사카이는 웃으며, 대답했습니다.
' 검 앞에서도 떨지 않는 내가,
기껏 잠자는 머리 방향을 두려워할 것 같아. '
그렇게,
북침으로,
잠을 자기 시작한 사카이에게,
처음 며칠 동안은, 아무 이상이 없었죠.
그러다 7일째 밤,
사카이는, 이상한 꿈을 꿉니다.
몸이 눕혀진 채로,
천장이 아니라,
바닥을 올려다보고 있었던 겁니다.
그리고는,
숨을 들이마시면 가슴이 꺼지고,
내쉬면,
가슴이 부푸는 느낌이 들었죠.
그는 깨어났지만,
기이하게도, 공포감은 없었습니다.
그러다가,
며칠 뒤부터,
변화는 분명해집니다.
아침에 일어나면,
자신이 누구인지 잠시 헷갈렸고,
검을 잡으면,
손목의 감각이 어긋났으며,
검을 휘두를 때마다,
자신이 아닌,
누군가가 대신 휘두르는 것 같았죠.

동료들이 수군대기 시작했습니다.
' 사카이의 검이... 예전과 다르다. '
그러던 어느 날 밤,
그는 잠에서 벌떡 깨어났습니다.
침상 옆에,
사람 그림자 같은 것이, 서있었습니다.
' 자리가 틀렸다. '
그런 느낌의 말이,
머릿속에 박혔는데,
다음 날 아침,
사카이는 깨달았습니다.
자신의 베개가,
밤사이,
완전히 반대 방향으로,
돌아가 있었던 거죠.
에도 시대 사람들은 이것을,
' 마쿠라가에시 (枕返し) '
' 베개를 뒤집는 것 ' 이라, 불렀습니다.
그렇게 한 달이 지나자,
그는,
자신의 이름을,
자주 잊기 시작했습니다.
상관이 무엇을 물어봐도,
뚜렷하게 대답도 잘 하지 못했습니다.
그러다가,
보름달이 뜬 어느 날 밤.
그는 꿈에서,
자신의 장례식을 보았습니다.
흰 옷을 입은 사람들이,
그를 나무 상자에 눕히고,
머리를 북쪽으로,
정확히 맞추는 장면을 보았죠.
그는 결국,
미쳐버린 무사로, 기록되었습니다.
검을 들고도 휘두르지 않았고,
밤마다,
베개를 북쪽으로 되돌려 놓았습니다.
마지막으로,
사카이 겐노스케가 남긴 말은,
' 북쪽 방향이, 더 조용하다. '
그 말을 끝으로,
그는 잠든 채로 죽었는데,
그의 머리는,
정확히,
북쪽을 향하고 있었습니다.
p.s.
네.
제가 이 이야기를,
바냐 에세이로 올린 것은,
여러분들이 주무실 때,
' 가급적이면,
머리를 북쪽으로 두지 마시라는 것. '
입니다.
잠잘 때 머리 방향은,
동쪽 방향이 제일 좋고,
그 다음,
남쪽 방향이 좋습니다.
동쪽은 에너지 상승,
남쪽은 숙면에 도움이 됩니다.
북쪽 방향은,
저승 방향이며,
자기장의 영향으로,
뇌의 전기적 활동과 충돌해,
수면 리듬이,
교란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와 관련한,
수많은 설명보다,
사카이 겐노스케의 이야기를,
잊지 마시길,
마음으로 바랍니다.
질 좋은 수면도, 소중한 인생입니다.
(추신속의 추신)
사무라이,
사카이 겐노스케 이야기는,
바냐아저씨의,
창작 이야기입니다.
그러나,
사카이 겐노스케의,
여러 북침 관련 사건들은,
제가 겪은,
실화가 바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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