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이제,
무더운 여름,
7월이 시작됐으니,
바냐 에세이도,
납량특집(納涼特輯), 이야기를,
한두 편, 해야 하지 않을까,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물론 제 이야기는,
실화만, 올립니다.
때는,
제가 30대 초반.
당시,
여러분들도 검색하시면,
아시는 분들은 아실만한,
벤처 기업을 운영했는데,
크게,
사기를 당하고,
또,
경영 미숙으로 인해,
그 황금알을 낳는 사업체를,
복이 많은, 어떤 사람에게,
헐값에,
빼앗기다시피,
매각하게 되고,
실업자가 된, 상태였지요.
낙심한 마음과,
크게 지쳐있는, 육신 때문에,
제가 의지할 수 있는,
유일한 힐링 공간은,
동네 목욕탕,
사우나(sauna), 뿐이었습니다.
거의,
3, 4일에 한번 가서,
옥 사우나,
자수정 사우나,
황토 사우나를 순례하며,
사업 실패를 복기하면서,
또,
부활의 아주 작은, 실마리를 찾고자,
그 찜통 같은 사우나 안에서,
명상 아닌,
명상을 했지요.
그런데,
저는 그때까지,
주식(stock)을, 한 적은 없었어요.
제 사업체가 상장되면,
좋겠다는 생각만 했지요.
여하튼,
주변 지인의 권유로,
주식 매매를 배우게 되고,
남은 종자돈으로,
주식에 막, 입문하던 시절이었습니다.
그러니,
어떤 종목을 사두고,
그 종목이,
상한가 5방, 10방,
이무기가 승천하듯, 상승하는,
야무진 꿈에,
사로잡혀 있었습니다.
참고로,
제가 영적인 각성을 하게 된,
하늘로부터,
제 업보가,
사면되던 때는,
딱,
40세 되던 해였기에,
그때까지는,
마냥,
철부지였습니다.
아무튼,
그 날도,
아주 끈적끈적한,
여름으로 기억하는데,
이열치열의 마음으로,
사우나에 들어가,
평소보다, 더 오래 버텼지요.
그때였습니다.
눈을 감고,
앉아서,
땀을, 한 바가지 흘리고 있었는데,
정말,
조금도,
인기척을 느낀 적이 없었고,
또,
사우나 문을 여는 소리도,
못 들은 것 같은데,
어떤,
중년의 남성이,
제 곁에,
앉아있던 것이었습니다.
잠시,
눈을 떴을 때,
그를 보았기에,
다시 눈을 질끈 감으며,
' 뭐지? 저 사람이 언제 들어왔지? '
그리고는,
어색한 침묵 속에서,
사우나의 열기를,
참아내고 있었습니다.
잠시 후,
옆에 앉은 그가,
뜬금없이,
입을 열었습니다.
' 주식은,
꾸준히......
주식은,
꾸준히... 꾸준히... 해야 돼. '
' 악 ! 뭐야 이 사람?
내가 지금, 주식 생각하고 있는 것을,
어떻게 알았지??? '
그렇게,
마음속으로 깜짝 놀랐는데,
또 간사한 것이,
인간인지라,
혹시,
이 분은,
귀인?
아니면 주식 도사?
그도 아니면,
하늘이, 나를 살리기 위해 보내준,
천사?
그런 흰생각이,
빛의 속도로 이어지고,
또 그에게,
이참에,
상한가 갈 종목을, 물어봐야 하나?
했지요.
그리고는,
호흡을 크게 한 번 가다듬고,
눈을,
떴습니다.
그는 일어나서,
사우나 문을,
막 열고, 나가던 참이었습니다.
한 가지,
정말로 이상했던 점은,
그 사우나의 수건들은,
모두 회색인데,
그가,
중요부위를,
치마처럼 두르고 있던, 그 수건은,
아주아주,
새하얀, 수건이었습니다.
' 아니, 저 수건 !
저 흰 수건은 또 뭐지 !
여긴 모두 회색 수건인데 ! '
네.
제가 그 날,
정말로 놀랐던 것은,
어떤 처음 보는 중년 남성이,
마치,
제 머리 속을 다 읽고 있듯이,
갑작스럽게,
주식 얘기를 꺼냈던 것인데,
사실,
그보다 더 놀랐던 것은,
회색 수건만 있던, 사우나였는데,
어떻게,
천사들이 입고 있는 옷처럼,
그토록 새하얀,
수건으로,
중요부위를 가리고 있던 것일까,
그건 정말,
미스터리 중의,
미스터리였지요.
' 아니야.
내가 지금 이렇게,
한가하게,
사우나에 앉아있을 때가 아니야.
빨리 나가서,
저 정체모를 중년의 남성에게,
아주 정중히 인사를 하고,
주식 이야기를 해야 돼.
저 분은 분명,
어마어마하게 돈을 벌 수 있는 종목을,
아주 잘 알고 계실거야.
그는,
나를 돕기 위해,
여기 오신 거야.
어디서 보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
그리고,
그가 나간 뒤,
딱 10초 뒤에,
저도 문을 박차고,
사우나 밖으로,
목욕탕 밖으로, 나갔습니다.
그랬는데,
밖에 탈의실에는,
낡디낡은 신일 선풍기가 달달달,
플라스틱 용기의,
쾌남 스킨 향이,
코를 콕콕 쑤셔왔는데,
그가,
정말 그가,
사우나를 나간 지,
단 10초 만에,
목욕탕 안은 물론이고,
그다지 넓지 않은, 탈의실에서조차,
그는 완전히,
증발하듯,
사라진, 것이었습니다.
p.s.
1.
주식 속담에,
' 너에게, 원수가 있다면,
그 원수에게, 주식을 알려주어라. '
네.
주식은, 아주, 위험합니다.
참고하세요.
2.
이 이야기보다,
더 미스터리 한 점은,
제가 그 후로,
아주 오랫동안,
그 중년 남성의 말대로,
지금까지,
아주 꾸준히,
주식을 했지만,
전체 수익률은,
짱짱한, 마이너스입니다. ^^::
3.
네.
아직도,
그 중년 남성의 뒷모습,
그 어떤 마전장이도,
만들 수 없는,
그 새하얀, 흰 수건.
그 흰 수건의 광채가,
아직도 제 기억 속에,
선명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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