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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냐 에세이

구멍가게 여주인의, 입속의 검은 혀 - [ 바냐 에세이 ]

by 바냐아저씨 2025. 6. 21.

영종도 해안도로에서 본 인천대교 사진

 

.

 

저는,

 

직업 경력이,

 

31개이다 보니,

 

바꿔 이야기 하면,

 

중간 중간에,

 

재충전하는 시간이, 적지 않았죠.

 

 

그래서,

 

그 시기엔 주로,

 

자전거를 탑니다.

 

 

서울에 살 때는 한강에서,

 

영종도로 이사 온 뒤로는,

 

해안도로에서,

 

무념 상태로,

 

질주를 하다가

 

잠시 쉬고, 또 질주 합니다.

 

 

오늘 이야기는,

 

서울에서,

 

하던 사업을 정리하고,

 

두세 달, 쉴 때의 일입니다.

 

 

그 날도,

 

자전거를 한참 타다가,

 

목이, 말랐어요.

 

 

준비했던 음료는 다 마셨고,

 

타는 갈증에,

 

주위를 두리번거리다가,

 

어느,

 

길모퉁이에 있는,

 

옛날식,

 

슈퍼마켓에, 들어갔습니다.

 

사실,

 

간판엔 슈퍼마켓이라 쓰여 있었지만,

 

그냥,

 

구멍가게였습니다.

 

 

그런데,

 

그 곳 여주인은,

 

제가 들어오거나 말거나,

 

친구로 추측되는 분과,

 

불이 날 듯이,

 

전화통화 중이었습니다.

 

 

김장 얘기,

 

친구 험담,

 

동네 맛집 등의, 이야기를 나누다가,

 

갑자기,

 

그 여주인은,

 

 

깔깔깔깔,

 

 

웃었습니다.

 

 

,

 

삼다수를 먹을까,

 

포카리스웨트를 먹을까,

 

냉장고 앞에서,

 

잠시 서성이고 있었죠.

 

 

그때 그녀가,

 

다시, 요란스럽게 웃었습니다.

 

 

' 호호호호 ! '

 

 

전 삼다수를 집었습니다.

 

 

' 아휴 좋겠네. 서방님이 왔다고 ? '

 

 

전 계산을 위해,

 

여주인 쪽으로, 몸을 옮겼습니다.

 

 

' , 뭐라구? '

 

 

여주인이 무언가에 놀라길래,

 

전 잠시 멈칫했습니다.

 

그때,

 

뺨을 타고 흘러내린 땀방울이,

 

제 팔에 떨어졌는데,

 

,

 

그것에 놀랐죠.

 

 

' 아아... '

 

 

다시,

 

여주인 쪽으로,

 

걸음을 재촉했는데,

 

 

그제야,

 

그 여인의,

 

씁쓸한 표정과,

 

싸구려 립스틱,

 

반짝이 라운드T,

 

그녀의 앙상한 몸에 기생해,

 

번들거리고 있었음을, 알았습니다.

 

 

그리고

 

기형도가 보았던,

 

검은 잎,

 

그녀의 그 나풀거리는 혓바닥이

 

그녀의 일그러진 입속에서,

 

뱀처럼,

 

움직이는 걸 보았습니다.

 

 

 

' 난 또, 자기 서방님이 왔나 했지. '

 

 

 

그리고,

 

그녀의,

 

영혼 없는 장탄식.

 

그 이유가,

 

그 다음 말에,

 

밝혀졌습니다.

 

 

 

' 애휴, 진짜 서방이 왔구나. '

 

 

 

 

p.s.

 

.

 

그 구멍가게를 나설 때,

제 손엔,

삼다수가 들려있었습니다.

 

그러나,

 

그 물은,

한참 뒤에야, 마셨습니다.

 

계속,

머릿속에서,

 

이명처럼,

 

그 말이, 떠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 왜 저러고들 살까. '

 

 

 

 

(추신속의 추신)

 

.

징벌천사들은

 

불륜

 

지옥행으로 판결합니다.

 

가차없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