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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냐 에세이

부활하신 예수님을 봤어요 ! - [ 바냐 에세이 ]

by 바냐아저씨 2025. 4. 23.

 

태양

네.

때는,

12월 24일,

크리스마스, 이브였어요.


한 거지가, 있었죠.


그는,

더 이상,

갈 곳이,

매서운 눈보라에,

몸을 피할 곳이,

없었어요.


게다가,

몹시

배고팠죠.


그렇게 노상에서

죽기, 직전이었고,

이미,

죽은 사람이나, 다름 없었죠.


그때

하늘을 원망하며,

힘겹게 고개를 들었는데,

교회의,

붉은 십자가가,

눈에 들어왔어요.


맞다!


옛 기억이, 떠올랐어요.

어린 시절,

교회에 갔던

그,

따뜻했던, 기억이.


' 가난하고 배고픈 자들아.

모두 나에게로 오라. '



맞아요.

예수님 말씀이 떠올랐어요.


' 그래.

이리 죽으나,

저리 죽으나...

혹시,

교회에 가면,

먹을 것을 줄지도 몰라.

이 추위에,

날 재워줄지도... '


그렇게,

비틀거리며,

겨우겨우,

눈 앞 교회에 찾아갔어요.


교회는,

마치,

궁천처럼 컸고,

으리으리 했는데,

입구는,

대리석이 쫙 깔린,

2층.


정말 힘겹게

올라 갔어요.


계단 하나하나가,

정말,

히말라야 등반을 하는 것처럼,

정지된듯한

시간의 거미줄에 걸린것 마냥,

너무나

힘겨웠어요.


결국,

그는 입구에 다다랐고,

성전 문을,

온몸을 기대어

열었지요.


우와,

교회 안은

진짜,

어머니 뱃속처럼,

그립고

포근했어요.


' 근데,

왜 아무도 없지? '


그는 그렇게

두리번 거리다가,

의자에 앉았고,

몸이 따뜻해지자,

그대로, 잠이 들었어요.


얼마나 지났을까요.


웅성거리는 소리가,

아니,

사람들의 불쾌한 듯한 탄식이,

들리는 것 같았어요.


' 어이, 이봐. '


누군가가,

거지 아저씨를, 깨웠어요.

힘겹게 눈을 떴더니,

교회 안엔,

사람들이 아주 많이 있었는데,

모두,

자신을,

힐끗힐끗, 바라보고 있었죠.


' 어서 일어나.

그리고 빨리 나가. '


어떤 아저씨가,

그 거지 아저씨를 노려보며 말했는데,

여기저기서,


' 아휴 냄새 ! '

' 뭐해요, 빨리 끌어내요. '

' 곧 성탄절 행사가 진행됩니다. '


그러더니,

몇몇 아저씨가,

삭신이 쑤셔,

옴짝달싹하기 어려운,

거지 아저씨를 붙들었어요.


그렇게,

거지 아저씨는,

성전 밖으로, 끌려 나왔지요.

그리고는,

2층 계단 위에서 밀쳤는데,

어떻게,

수호천사들은 무얼하고 있는지,

영화처럼,

스턴트맨처럼,

떼구르르,

굴러 떨어진 거에요.


' 쿵 ! '


성전 문이,

아주 차갑게 닫히는 소리가,

들렸어요.


거지는,

너무 슬펐어요.


'  뭐지.

나처럼,

가난하고 배고프고 헐벗은

그런 사람을,

예수님께서는 안아주신다고 했는데.

먹여주신다고 했는데... '


거지는,

눈물이 나지 않았어요.

눈물을 흘릴,

마지막 기운도 없었거든요.

그러나,

내리는 눈은,

그런 거지가 불쌍하다고,

결코 비껴내리는 법이,

없었죠.


그는,

성전 앞마당에서,

눈사람이, 되어 가고 있었어요.


그때,

바로,

그때였어요.


볼품없이 자빠져 있는,

그 앙상한 거지의,

팔목을 잡은 어떤, 거지가,

나타난 것은.


새롭게 나타난 그 거지는,

한눈에 봐도,

거지보다 더 거지같은,

상거지였어요.


' 자네,

여기서 지금 무얼하고 있나. '

' 네 ?

아...

전 그냥,

교회에 오면...

먹여주고,

재워준다고... 해서요.

그런데,

이렇게,

쫓아내네요... '

' 하하하하 !

순진한 거질세. '

' 왜요?

제 말이 거짓말인줄 아나본데,

아저씨도, 저기 저,

교회 안에 들어갈 생각 마세요.

참말이니까요. '

' 내가 저길 왜 들어가나.

난 아주 오래 전에 쫓겨나서,

다시는 들어갈 생각이 없다네. '

' 네 ?

아... 네.

잘 생각하셨어요.

그런데,

아저씨는 누구신데,

아주 오래전에 쫓겨난 건가요? '

' 나?

나는...

자네가 잘 몰라보겠지만,

내가,

내가 바로... '



예수야.




p.s.

네.
예수님은 얼마 전에,
부활하셨지요.

그런데,
해마다 5월이 되면,

제 아내는,
보육원에,
봉사를 하러 갑니다.

그런데,

그 곳,
봉사 팀장님 말씀이,

' 올해처럼,
후원도, 아이들 선물도 안 들어오는 해는,
정말, 처음이네요... ㅠ '

라고 말씀하셨답니다.

네.
부활하신 예수님께서는,

언제나 보육원 아이들처럼,

또 수많은,

가난하고,

외롭고,

소외받고,

고통받는 사람들과,

함께, 계셨습니다.

우리는 늘,

부활하신 예수님을,
보고, 또 보고 있어요.

아멘.

활짝 웃으시는 예수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