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바냐 에세이 첫번째 글은,
라면을 맛있게 끓이는 비법
입니다.
지금으로부터 십수년 전에,
전,
소설을 쓰고 있었습니다.
장편 판타지 소설이었는데,
그 작품은 오로지,
야외에서, 혹은 카페에서 썼습니다.
한번은,
경희궁 안,
화단 경계석에 걸터앉아 쓰려는데,
한여름,
뙤약볕이 너무 심해
어떤 아름드리 나무 그늘 아래로
자리를 옮겨,
막,
노트북을 펴고,
글을 쓰려던, 순간이었습니다.
' 여기선, 글을 쓰지 마세요. '
' 누, 누구냐? '
' 전 나뭅니다.
여기선 글을 쓰면 안되니까,
어서 다른 곳으로 가세요. '
순간,
저는 너무나 약이 올랐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엄청난 무더위를 피해
해롱해롱대며,
겨우겨우 찾은 그늘인데,
또다른 그늘을 찾아 움직이기가,
여간 성가셨거든요.
게다가,
경희궁은,
일개 나무까지도 사대부 흉내를
내는 것 같아,
얼척이 없었죠.
그래서 전,
약간의 경고를 하려고,
뒤돌아,
나무를 올려다 보았는데,
앗불싸!
제 머리위에,
벌집이,
농구공만한 벌집이,
떡하니 있었던 것이었습니다.
' 나무야, 미안해.
난 그런 줄도 모르고... '
그렇게,
천천히 그 자리를 벗어났습니다.
또 한번은,
제가 10여년 정도 타던,
몹시 아끼던 차가 있었어요.
너무나 정이 들어,
항상,
기도도 해주고, 대화도 나누었죠.
그러던 어느날,
지하 주차장에 있던 그 차가,
절 애타게 불렀습니다.
' 어서, 이곳으로 내려와 주세요. '
한밤중이어서,
귀찮기도 하고,
안 내려가려 했는데,
계속 부르는 듯 해서,
투덜대며 내려갔지요.
가 보니,
차 안에 실내등이 켜져 있었어요.
아마,
친정갔다가 밤늦게 돌아온 아내가,
차안에서 물건을 찾다,
불을 켜고
그대로 집으로 온 것 같았습니다.
네.
이런 제 개인적인 경험담을
주절주절 말씀드리는건,
오늘 에세이의 주제인,
라면을 맛있게 끓이는 비법과,
밀접한 관련이 있기 때문입니다.
사람은,
만물과, 대화가 가능합니다.
물론,
그런 능력이 있는 분도 계시고,
잊고 사시는 분도,
또,
믿지 않는 분도 계시겠지만,
오늘부터,
라면을 끓이실 때,
한 말씀만 해주세요.
' 라면아, 맛있게 끓어다오. '
그렇게,
속으로, 혹은 음성으로,
진심을 담아,
라면에게 말씀주시면 됩니다.
한번,
해보세요.
라면 맛이,
아주 좋아질 겁니다.
이상,
라면을 맛있게 끓이는 비법이었습니다.
p.s.
비단,
라면뿐이겠습니까.
모든 요리에도
다 동일합니다.
다만,
주어는 정확해야 합니다.
이 라면은,
내게,
우리 가족에게,
혹은,
장사하시는 분들은,
손님의 입맛에 맞게.
그렇게, 정확히 말씀주시면 좋겠습니다.
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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