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저는,
31개의 직업 경력 중에,
인생 상담 관련 일도, 했었는데,
상담을 하면 할수록,
어떤,
공통점이,
수많은 인생 속에, 있는 듯 했습니다.
그것은,
누구나,
자신에게 주어진,
짬뽕 다섯 그릇이, 있더란 거죠.
물론 짬뽕은,
대유이며,
인생의 참행복,
또는 성공이나 소원 성취같은 것을,
빗댄 것입니다.
그런데,
이 짬뽕 다섯 그릇은,
그것을 먹는 시기가 다 다른데,
예를 들어,
초년에 아주 행복했던 자는,
중년, 말년이 그렇지 못했고,
초년이 아주 불행했던 자는,
중년, 말년이 행복했던 케이스가,
대다수였던 것, 같습니다.
또 초년이 그저 그랬으면,
중년, 말년도 그저 그랬지만,
비교적,
무탈하게, 사는 경우도,
많았던 것 같습니다.
그러니,
신(神)께서,
우리 인간들에게,
각각의 사람들마다,
' 짬뽕 다섯 그릇 ' 을, 공평하게 주셨는데,
그 짬뽕을,
과연,
언제, 얼마만큼 먹었느냐가,
남은 인생의, 관건이 되겠습니다.
제 경우엔,
초년에 지독하게 가난하게 살았기 때문에,
이 바냐아저씨를 보고,
제 아내는,
' 당신, 지금까지 짬뽕 한 그릇 반을 먹었으니,
세 그릇 반이나 남았겠네. '
거꾸로 전 아내에게,
' 여보, 당신은 초년에 환경은 풍족했으나,
마음고생이 많았으니...
어디 보자,
두 그릇 반은... 먹었을까 ? '
이런 짬뽕의 대화를,
실없이 할 때가 종종 있습니다.
여하튼,
그런 의미에서 오늘은,
안톤 체홉의,
' 벚꽃 동산 ' 을, 소개해드리는 것입니다.
네.
' 벚꽃 동산 ' 의 주인공은,
50세의 러시아 귀족 여성, ' 라넵스까야 ' 입니다.
그는 오빠 ' 가예프 ' 와 함께,
어렸을 때부터,
매우 풍족했고,
또 매우 화려한 귀족 생활을 했는데,
바냐아저씨의 관점으로 보면,
이미,
주어진 짬뽕 다섯 그릇을,
다 먹었다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초중년이,
환상적이었습니다.
그러나,
그녀의 인생에도,
결국은 짬뽕이 없는,
겨울이 오는데......
그것은 그녀가,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대저택과, 저택 뒤의 벚꽃동산이,
금전적 문제로,
경매에, 붙여지게 된 것입니다.
한편,
라넵스까야 집안에는 하인들이 많았는데,
그 중,
한 하인의 아들이,
' 로빠힌 ', 이었습니다.
그는 이제,
하인의 아들이란 굴레를 벗어 버리고,
성공 가도를 달리던, 상인이었는데,
낙심한 라넵스까야 대신에,
경매장엘 갔고,
경매장에서,
어느 귀족이,
벚꽃 동산과 대저택을, 낙찰 받게 되는지,
그저,
구경하고 있다가,
라넵스까야에게,
그 결과를, 보고하려고 갔던 것 뿐이었죠.
그리고 경매가 끝나고,
로빠힌은, 저택에 도착합니다.
' 누, 누가 왔어? '
' 네, 제가 왔습니다. '
' 그래 로빠힌,
우리 집은, 결국 누가 사게 됐지? '
' ...... '
' 왜 아무 말이 없어?
드미트리야? 아니면 니콜라이?
누가 산거야? 우리 집을? '
' 네...
전 그저...
누가 사는지, 보러간 것 뿐인데...
부인께,
결과를 알려드리려고요.
여하튼,
경매가, 시작됐어요.
그런데 전,
경매 액수를 듣고,
아,
저 정도 액수라니... '
' 그러니까 로빠힌,
누가 산거야, 이 집을?
결국 오랫동안 눈독들인,
알렉산드르에게 넘어간 거야 ? '
' 부인,
이 집과 벚꽃 동산은,
아...
제 아버지가,
매일 새벽부터 나가셔서,
자정까지,
손바닥이 나무껍데기처럼 변할 정도로,
저택과 벚꽃 동산을 관리하셨는데...
한겨울에도...... '
' 로빠힌 !
그러니까,
누가 우리 집을 샀냐고 ! 누가 ! '
제가, 샀습니다.
p.s.
네.
' 벚꽃 동산 ' 의 작가,
안톤 체홉은,
1860년, 러시아에서 태어났는데,
' 의학은 아내, 문학은 애인 '
이라 표현할 정도로,
의학과 문학, 두 분야 모두에서,
열정적이었습니다.
또 체홉에게 영향을 받은 대표적인 작가들은,
버지니아 울프, 어니스트 헤밍웨이,
레이먼드 카버, 사무엘 베케트,
무라카미 하루키 등이
있는데,
헤밍웨이는 그를,
' 우리는 모두, 체홉에게서 나왔다. '
라고 말할 정도로,
그의 문학사적 위치는, 각별합니다.
참고로,
바냐아저씨란 제 이름도,
안톤 체홉의 4대 희곡,
' 갈매기 ', ' 세자매 ', ' 벚꽃 동산 '
그리고,
' 바냐아저씨 ' 의, 이름을 쓰고 있는 것입니다.
저는 왜,
제 이름을,
바냐아저씨라고, 지었을까요?
차라리,
안톤 체홉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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