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네.
두 명의,
맹인이 있습니다.
그 둘은,
한 명의 아들을, 데리고 다닙니다.
그래서 그 둘과 하나는,
' 셋(Three) ' 입니다.
이 셋은,
아주 위험천만한,
버스킹(Busking) 공연을 하고 다닙니다.
그 내용은 이렇습니다.
한 명의 맹인 아버지는,
총을 들었고,
다른 한 명의 아버지는,
북을 들었습니다.
총을 든 맹인 아버지가,
바로 앞으로
총을 겨누면,
그곳에서 여섯 걸음 떨어진 곳에,
아들이 서있습니다.
이때,
다른 맹인 아버지가,
북을 두드립니다.
' 둥 둥 둥 둥 둥 둥 '
북소리 한 번에,
아들은 앉고,
북소리 한 번에,
아들은 일어납니다.
이 반복되는 행위 중에,
총을 든 맹인 아버지가,
' 탕 ! '
총을 쏩니다.
북을 치는 맹인 아버지나,
총을 쏘는 맹인 아버지나,
아들을 눈으로 볼 수 없어,
아들이 총에 맞았는지,
안 맞았는지,
죽었는지 살았는지,
알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아들은,
당연히 자신의 목숨을 알고 있고,
맹인 아버지 둘은,
거리의 관객들로부터
아들의 생사 여부를 알게 됩니다.
' 이 사기꾼들아 !
그러면 그렇지. 다 짜고치는 고스톱이지 !
모두 다 협잡꾼들이다 ! '
그 셋의,
유일한 수입원은,
거리 관객들의 자발적 관람료인데,
아들이 죽지 않으니,
관람료는 없고,
두 맹인 아버지는,
아무리 쏴도,
죽지 않는,
아들을, 탓합니다.
' 제발 좀,
죽어다오.
네가 총 맞고 죽어야,
관객들은 돈을 낼텐데,
어찌 그리,
오랫동안,
안 죽는게냐.
이, 나쁜 놈아. '
사실 아들은,
정말 기적처럼, 죽지 않았습니다.
무려,
7,300번의 총격에도,
살아남았습니다.
결코, 깨지지 않을,
기네스북 감이었죠.
그래서 두 맹인 아버지는,
결단을 내립니다.
저 기적의 행운아인,
아들을 버리고,
새, 아들을 뽑으려 하는거죠.
아들은,
아주 먼 곳에서,
이 두 맹인 아버지를 찾아와,
아들이 된, 아들은,
몹시, 고민합니다.
두 맹인 아버지들이,
자칫,
자신때문에
굶어 돌아가실 수도 있다는 것이,
너무나
괴롭기만 합니다.
또한,
아들은,
많이 늙었습니다.
그는 과거에,
어부였고,
초등학교 교사였고,
건축기사, 가구판매원, 대서소 서기,
또, 연돌 수리공이었습니다.
이제는,
진실로,
쉬고 싶었습니다.
네.
자신을 버리려는 두 맹인 아버지들을,
간곡히 설득한, 아들은,
마지막 버스킹 공연을,
시작합니다.
예의,
북소리가 울리고,
총소리가, 들립니다.
' 탕 ! '
' 아이구,
지긋지긋 한 놈.
또 살았겠지. 에잇 퉤퉤 ! '
그러나,
아들은,
인제,
이 세상 사람이, 아니었습니다.
그의 몸은,
더 이상 움직이지 않았는데,
그것은,
그가, 앉지 않고,
계속,
서있었기, 때문입니다.
그가,
계속 서있었던 이유는,
인생의, 해석 문제이기도 한데,
그는,
인생을,
끊임없는,
이 행위의 반복으로, 파악했던 것이죠.
바로,
앉았다 일어서고, 일어섰다 앉는 것.
p.s.
네.
오늘 소개해드린 연극 이야기는,
희곡 작가 이강백 선생님의,
' 셋 ' 이라는 작품입니다.
본문 마지막 글처럼,
셋에서는,
인생을,
앉았다 일어서고, 일어섰다 앉는 것의,
끊임없는 반복으로,
보았습니다.
또 이와 비슷한 패러다임의
작품들이 많은데,
어떤 독립 영화에서는,
항상,
양치질 장면이 반복됩니다.
' 인생은, 양치질의 반복 ' 으로, 본 거죠.
네.
제가 학원을 운영했을 때,
제자들에게,
' 만약 너희들이,
외국 여행중에 돈이 다 떨어져서,
급히 돈을 벌기 위해,
할 수 있는 버스킹 공연은? '
이런 질문을 한 적이 있었는데,
한 아이가, 그런 대답을 했습니다.
거리의 관객들앞에서,
저는,
' 입에, 치약을 짜서 먹겠어요. '
'연극과 뮤지컬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고도(Godot)란 무엇인가? - 사무엘 베케트 ' 고도를 기다리며 ‘ (1) | 2025.05.27 |
---|---|
맥도날드 할머니를 닮은 뮤지컬 - ' 선셋 대로 (Sunset Boulevard) ' (4) | 2025.05.26 |
우리는, 짬뽕 다섯 그릇을 언제 먹는가 - 안톤 체홉 ' 벚꽃 동산 ' (0) | 2025.05.20 |
백인이 부르는 ' Circle of Life ' 의 감동 - 뮤지컬 ' 라이온 킹 ‘ (1) | 2025.05.19 |
무서운 달걀귀신 이야기 - ' 봄이 오면 산에 들에 ' (0) | 2025.05.0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