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운의 걸작 뉴욕 뉴욕
영화사에서 아카데미상은 최고의 권위를 자랑하는 시상식입니다.
그런데 많은 노미네이트에도 불구하고 기대만큼의 트로피를 거머쥐지 못한 비운의 영화들이 존재합니다.
그중에서도 1977년작 ' 뉴욕 뉴욕 ', 2010년작 ' 트루 그릿 ', 그리고 2021년작 ' 더 파워 오브 더 도그 '와 같은 영화들은 다수 부문의 지명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매우 적은 수상의 아쉬움을 남겼습니다.
하지만 오늘 초점을 맞춘 비운의 영화는 바로 1977년 개봉한 ' 뉴욕 뉴욕 (New York, New York) ' 입니다.
이 영화는 무려 11개 부문에 노미네이트되고도 단 한 개의 오스카 트로피도 가져가지 못한 영화로, 아카데미 역사상 가장 비운의 작품 중 하나로 남았습니다.
1977년작 뉴욕 뉴욕 – 실패한 실험인가, 과소평가된 명작인가?
마틴 스코세지 감독의 뉴욕 뉴욕은 로버트 드 니로와 라이자 미넬리가 주연한 뮤지컬 드라마로, 재즈 음악가와 가수의 사랑과 갈등을 다룬 작품입니다.
재즈의 황금기였던 1940년대 뉴욕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이 영화는 화려한 영상과 감각적인 음악을 특징으로 합니다. 특히 라이자 미넬리가 부른 주제곡 New York, New York은 영화보다도 훨씬 더 큰 성공을 거뒀으며,
프랭크 시나트라의 리메이크 버전은 전설적인 히트곡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그러나 당시 평단과 관객들의 반응은 상반됐습니다. 1940~50년대 클래식 헐리우드 뮤지컬을 현대적 감각으로 재해석한 점은 혁신적이었으나, 155분이라는 긴 러닝타임과 지나치게 실험적인 연출로 인해 대중적인 공감을 얻어내기엔 쉽지 않았습니다.
특히 로버트 드 니로의 캐릭터가 너무 거칠고 다소 불친절하다는 평가를 받으며, 전통적인 로맨스 영화와는 거리가 멀어 관객들이 편안히 수용하기가
쉽지 않은 작품으로 여겨졌습니다.
이처럼 대중성과 작품성 사이에서 어중간한 위치에 놓인 뉴욕 뉴욕은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단 한 개의 트로피도 받지 못하는 충격적인 결과를 맞이했습니다.
흥행 성적과 평가의 변화
흥행 면에서도 뉴욕 뉴욕은 스코세지 감독의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했습니다. 당시 제작비가 1,400만 달러였지만,
북미 박스오피스에서 1,650만 달러를 벌어들이는 데 그치며, 손익분기점을 겨우 넘긴 수준이었습니다.
이는 같은 해 개봉한 ' 스타워즈 - 새로운 희망 ' 이 7억 7,500만 달러를 벌어들인 것과 비교하면 매우 초라한 성적이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영화에 대한 재평가가 이루어졌습니다.
특히 라이자 미넬리의 음악과
마틴 스코세지의 미장센은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더 인정받기 시작했습니다.
게다가 영화의 스타일적 실험은 이후 라라랜드나 위대한 쇼맨과 같은 현대 뮤지컬 영화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무엇보다도,
주제곡 New York, New York이 뉴욕시를 상징하는 국가(國歌)처럼 자리 잡으면서, 영화 자체도 문화적으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게 되었습니다.
비록 아카데미 시상식에서는 외면받았지만, 영화 역사에서 뉴욕 뉴욕은 이제 단순한 실패작이 아니라 시대와 함께 새롭게 빛을 발하는 작품으로 기억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