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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이야기

옛 사랑, 이제는 사라져버린 밀주(密酒) - ' 내 사랑 사쿠라코 '

by 바냐아저씨 2025. 5. 2.
내 사랑 사쿠라코 포스터

 
네.
 
군대를
 

 
제대했을 때, 일입니다.
 
 
한살 많은
 
동기가
 
꼭, 
 
자기를 찾아오라 해서, 간 곳이
 
경상남도
 
' 통영 '
 
이었습니다.
 
 
그때는
 
항상
 
가난을 벗삼아, 살았었기에
 
서울에서 통영에 내려갈, 차비도
 
마련하기 어려웠습니다.
 
 
' 마, 퍼뜩 내려온나.
 
내가 니 다 맥여주고 재워줄텡께
 
걱정말고 내려오그래이. '
 
 
그 말에
 
용기를 내어
 
버스비만 달랑 들고
 
통영으로
 
젊음을 싣고, 내달렸던 것입니다.
 
 
동기는,
 
저를 보자마자
 
숨이 막힐정도로, 포옹을 하며
 
인사를 건넸습니다.
 
 
' 내려오느라 고생 많았다 아이가.
 
내, 기가막힌 술집을 데꾸 갈낀데이,
 
오늘밤은 걍 붓고 마시믄 되는기라.
 
알았제? '
 
 
그리고는
 
아주 기인
 
방파제를 따라
 
한참을, 걸었습니다.
 
 
갈매기들은
 
새우깡 생각에
 
내일 낮을 기다리며
 
끼룩끼룩, 잠을 설쳤고
 
저어기
 
멀리서
 
항구의 물안개가
 
스멀스멀 피어 올랐는데
 
또,
 
소금이 묻은
 
뱃고동 소리
 
잠자러 가는 파도 소리 
 
나그네 바람의, 한숨 소리
 
점멸하는,
 
감빛 가로등
 
파인,

웅덩이엔
 
흐릿한 달이

멱을, 감던
 
그때,
 
그 즈음에.

 
간판도 없는,
 
낡은 술집이
 
나타났습니다.
 
 
곧장
 
그 술집에 들어갔는데,
 
마치
 
오랜만에 들린
 
고모네집,
 
친근하면서도 서먹한
 
그런 분위기의 그,
 
구석 자리, 헤진 방석위에 털썩,
 
이윽고는 목구멍에
 
그 술을,
 
라벨도 없는
 
호리병 속에서 뱉어진
 
그 맑은 술을
 
그렇게,
 
피곤한 그 밤을 달래듯...
 
부었던 것인데,
 
 
세상에나
 
이것이, 정녕
 
술이던가.
 
 
별안간

눈앞에,
 
무릉이, 펼쳐지며
 
학이,
 
날아오르고
 
저기 저 언덕위에는
 
꽃처럼 피어난, 산딸기
 
솜사탕같은,
 
흙을 밟으며
 
에덴을 거닐듯
 
아득히,

적셔가던,
 
그 맛.
 
 
나는,
 
그 술맛에 그만
 
마음의 길을, 잃고 말았습니다.
 
 
' 아야, 함 봐라.
 
요것이,
 
우리 동네에서
 
젤로 이름난,
 
 
밀주(密酒)데이. '
 
 
 
 
p.s.
 
네.
 
오늘 소개하고픈 일드는,
 
 
바로 이런
 
밀주같고,
 
옛 사랑같은,
 
그런, 사랑이야기입니다.
 
 
넷플릭스에서,
 
' 내 사랑 사쿠라코 ' 를 보시면,
( 원제 : やまとなでしこ )
 
 
그 날 제가 마셨던
 
그러나,

이제는 다시 맛볼 수 없는
 
옛 사랑같은
 
밀주를, 느끼실 겁니다.

네.